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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부터 수소생산·운송까지…미래기술 현실로 만든 과학 연구기관

작성자
김인한
작성일
2023-11-27 08:13
조회
187
민간 주도 최대 탄소중립 기술전시회인 ' 그린비즈니스위크(GBW) 2023 행사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렸다. 사진은 수소 관련 콘퍼런스 모습. / 사진=이기범 기자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미래로 여겨졌던 '탄소중립' 대응 기술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한국형 SMR(소형모듈원자로)를 비롯해 청정 그린수소 생산·저장·운반,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전지' 등이 대표적인 혁신 기술이다. 특히 단순 R&D(연구·개발)에 그치지 않고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국가 경제성장에 기여했다.

 

과학기술 연구기관들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국회 수소경제포럼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코엑스가 공동 주관한 '그린비즈니스위크(GBW) 2023'을 통해 탄소중립 대응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GBW 2023은 민간 주도 최대 탄소중립 기술전시회로 국내 주요 대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참여했다.

 

올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소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한국화학연구원(KRICT) △한국재료연구원(KIMS)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기계연구원(KIMM) △국가녹색기술연구소(GTCK) 등이 참여해 기술을 선보였다. 한국과학창의재단(KOFAC)은 과학교실을 운영하며 300여명이 넘는 참여자를 맞이했다.

구기고 가위질 해도 '쌩쌩'…카드보다 얇은 '꿈의 배터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산화물 기반 전고체 전지 개발 성과. / 영상=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연은 이번 GBW 2023을 통해 배터리가 카드보다 얇고 그 형상을 구부리거나 잘라도 끄떡없는 '전고체 전지'를 개발했다. 전고체 전지는 향후 전기차에 적용돼 주행거리 향상과 화재 위험성을 낮출 수 있어 미래 기술로 꼽힌다.

 

장보윤 에너지연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최근 전고체 전지용 복합 고체전해질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복합 고체전해질은 두 가지 이상 고체전해질을 혼합해 성능을 향상시킨 소재로 적층형 구조다. 이를 통해 전지 안에서 전류를 만들 수 있는 이온전도성을 10배 높였고, 안정성도 대폭 끌어올렸다.

 

복합 고체전해질을 적용한 전고체 전지는 기존 이차전지의 에너지밀도 한계를 뛰어넘었다. 또 전지를 구부리거나 잘라도 안정적으로 구동돼 발화나 폭발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 GBW 2023에 참여한 에너지연 관계자는 "이 기술은 전고체 전지 스타트업인 에이에스이티에 이전했다"며 "현재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산업체와 기술협력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에너지연은 △그린수소 생산기술(조현석 책임연구원) △시장보급형 천연가스 개질 고순도 수소생산 유닛(김우현 책임연구원) △고효율 수소생산과 발전이 가능한 고체산화물 전지 기술(유지행 책임연구원) △초고성능 저가 양방향 고온수전해 연료전지 셀-스택 제작 기술(서두원 책임기술원) △재생에너지 변동성 제어가 가능한 저가 장주기 플로우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진창수 책임연구원) 등도 소개했다.

韓 SMR, 캐나다 진출 '승부수'…수소생산·원유채굴 기술로 차별화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국회 수소경제포럼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코엑스가 공동 주관한 '그린비즈니스위크(GBW) 2023'에서 자체 개발한 SMR인 'SMART' 모형을 선보였다. / 사진=김인한 기자

 

원자력연은 GBW 2023에서 캐나다 앨버타주(州)에 수출하기 위한 SMR인 'SMART' 모형을 선보였다. SMR은 기존 대형원전 대비 10분의 1 크기로, 용기 하나에 원자로·증기발생기·가압기 등이 포함된 일체형 원자로다.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경제성·안전성이 뛰어난 데 더해 원자력연의 SMR는 수소생산·원유채굴까지 할 수 있어 경쟁력을 지닌다.

 

SMART는 1997년부터 원자력연이 개발해온 전기출력 110㎿(메가와트)급 SMR이다. SMART는 2012년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다. 이 인가는 원자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를 시뮬레이션해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전 세계 어디든 SMART를 건설할 수 있다는 의미로 관련 인증은 미국보다 빨랐다.

 

SMART를 도입할 경우 앨버타주 화력 발전소에서 배출하는 CO₂(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고, 오일샌드 채굴에 필요한 증기를 공급할 수 있다. 오일샌드는 원유가 포함된 지형인데, SMR은 핵분열을 통해 내부에 증기를 만들고 이를 원유 채굴에 쓸 수 있다. 또 SMR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거나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공정열을 생산할 수 있어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또 원자력연은 GBW 2023에 참여해 또다른 SMR인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개발 계획도 소개했다. i-SMR는 170㎿(메가와트)급 원자로를 개발하고, 모듈 4개를 연결해 총 680㎿급 전기출력 구현을 목표한다. 이와 함께 소듐냉각고속로(SMR)와 용융염원자로(MSR), 사용후핵연료 심층처분 기술 등을 소개했다.

수소경제 최대 장벽은 '저장·운반'…연구기관, 기술 패러다임 바꿨다

박지훈 힌국화학연구원 CO2에너지연구센터장이 23일 '그린비즈니스위크 2023'에서 수소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장정규 한국화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이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국회 수소경제포럼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코엑스가 공동 주관한 '그린비즈니스위크(GBW) 2023'에서 수전해 관련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김인한 기자

 

화학연은 수소를 안전하게 저장·운송하는 기술로 '수소경제'를 앞당기고 있다. 수소는 연료로 활용할 때 배출하는 물질이 순수한 물만 있어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수소는 물질 중 가장 가벼운 물질로 이를 활용하려면 고압 상태로 압축·저장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지만, 화학연이 이런 한계 극복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박지훈 화학연 CO2에너지연구센터장이 GBW 2023에서 액상유기수소저장체(LOHC) 기술을 소개해 주목받았다. LOHC는 경유와 유사한 물질에 수소를 넣어 새로운 물질로 잠시 변화시켰다가 필요 시 그 물질에서 다시 수소를 추출해서 쓰는 기술이다. 수소가 완전히 다른 물질로 전환되기 때문에 수소 누출로 인한 화재 위험성 등이 사실상 없어진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우리가 만든 수소를 세계 각국에 수출하거나 반대로 해외에서 만든 수소를 가져올 수도 있다.

 

장정규 화학연 선임연구원도 수전해 장치(스택)와 양이온 교환막, 음이온 교환막 기술도 소개했다. 수전해는 물을 전기분해해 분리막으로 이온을 이동시킴으로써 수소와 산소를 생성하는 전기화학적 기술이다. 깨끗한 수소를 만들기 위해선 수전해 장치, 양·음이온 교환막이 필요한데 이를 화학연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화학연은 양·음이온 교환막을 기업체에 이전해 총 3억5000만원 수익을 거뒀다.

 

손현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이 R&D(연구·개발)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김인한 기자

 

손현태 KIST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도 이번 GBW 2023에 참여했다. KIST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는 수전해, 화학적 수소저장, 수소이용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관련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거나 암모니아를 연소해 전력을 생산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도자기 구성물질' 세라믹, 머리카락 굵기 '나노섬유'로 만들어 필터 사용

 

한국재료연구원은 지난 22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국회 수소경제포럼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코엑스가 공동 주관하는 '그린비즈니스위크(GBW) 2023'에서 연구원 보유 기술을 소개한다. /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재료연은 세라믹 나노섬유 필터를 제작해 수질·대기환경 개선에 나섰다. 세라믹은 금속과 비금속을 열처리해 만든 물질로 대표적인 사례로 도자기가 있다. 이 세라믹을 머리카락(100㎛) 굵기의 1000분의 1 수준인 100㎚(나노미터)로 만들 경우 다양한 환경 필터로 활용될 수 있다.

 

재료연은 GBW 2023에서 이종만 책임연구원의 '나노섬유 필터' 소재 성과를 소개했다. 이 소재는 종이처럼 얇고, 유연성이 우수하며 불에 타지도 않았다. 세라믹 나노섬유 필터 소재로 도자기를 만들면 유연하고 깨지지 않는 도자기를 만들 수 있다. 세라믹 나노섬유 필터는 사실상 반영구적 물질 특성으로 필터 능력이 대폭 향상된다. 고분자 필터 소재의 취약한 내구성을 우수하게 극복할 수 있다.

 

또 세라믹 나노섬유 필터는 환경 분야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분리막이나 각종 센서 등으로 활용될 수 있어 부가가치가 높다. 이외에도 재료연은 △자기열량효과 기반 고체냉각소재 및 특성검증기술(김종우 박사) △고감도 압전 단결정 기반 자기-기계-전기에너지 하베스터(윤운하 박사) 등을 소개했다.

과학기술 연구기관, 산업체 해외진출까지 조력

국가녹색기술연구소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국회 수소경제포럼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코엑스가 공동 주관한 '그린비즈니스위크(GBW) 2023'에서 녹색기술 사업화 지원 성과를 소개했다. / 사진=김인한 기자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은 녹색기술연은 &nbps;'기후테크'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돕는 조력자로 거듭났다. 기후테크는 기후와 기술을 합친 말로, 탄소배출 저감과 기후위기 극복에 기여하는 모든 혁신 기술을 의미한다. 녹색기술연은 수년 전부터 기후테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동남아 수출판로 개척 등을 지원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그리너스 리그 2030'을 출범했다. 그리너스 리그 2030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2030) 달성을 목표로 기후테크 10개사 간 상호 협력을 지향하는 협의체다. 녹색기술연은 이들 10개사에 기후금융 연계, 해외 기술사업화, 선진국 R&D(연구·개발) 협력 등을 지원하고 있다. 10개사는 △그리너스 △그리네플 △누비랩 △솔라미 △신한에이텍 △에스디케이랩 △엔벨롭스 △엘디카본 △이피페이퍼텍 △인진 등이다.

 

원자력연이 중소기업과 협력해 기술을 수출한 성과도 소개됐다. 지영용 원자력연 환경안전기술연구부장은 자체 개발한 '방사능 측정장비'가 태국·중국·카타르 시장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기술 수출로 거둬들인 실적은 10억원 이상이다. 원자력연은 관련 기술로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와 협력해 후쿠시마 원전 주변 방사성 오염지역을 측정했다고도 설명했다.

 

지영용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이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그린비즈니스위크 2023' 원자력·방사선 분야 수출 활성화 토론회에서 '원자력·방사선 기술이전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창의재단, GBW 2023 사흘간 용기필요 없는 천연샴푸바 만들기 과학교실 운영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국회 수소경제포럼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코엑스가 공동 주관한 '그린비즈니스위크(GBW) 2023'에서 생활과학교실을 운영했다. / 사진=김인한 기자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그린 비즈니스 위크 2023을 찾은 관람객들이 탄소중립을 위한 제로웨이스트, 샴푸밤을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창의재단은 올해 천연샴푸바를 만드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생활과학교실을 운영했다. 제로 웨이스트는 일회용 용기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이다. 이 교실에선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 천연샴푸바를 만드는 체험이 진행됐다. 하루 7차례 열린 교실에는 좌석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 사흘간 300여명이 천연샴푸바를 만들고, 추가로 플라스틱 사용으로 늘어나는 지구 위협에 대해 학습했다.

 

단국대에 재학 중인 김규리씨(23)는 "플라스틱 용기가 필요없는 천연샴푸를 만들면서 일상에서 플라스틱 사용이 정말 많았다는 걸 느꼈다"며 "생활과학교실에서 천연샴푸바를 만들면서 일회용 용기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를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고 했다.

 

창의재단 생활과학교실을 운영한 문혜준 이화여대 산학협력단 강사는 "목욕탕만해도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곳곳에 있다"며 "참여자들이 천연샴푸바 만들기를 통해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이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 인식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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